가을 낙엽, 닭들을 품다

가을 낙엽, 빛깔이 곱다

가을 낙엽이 너무 고왔다.

빛깔이 은은하고 산뜻했다.

은행 잎 낙업이라 그런지 더욱 사뿐하고 아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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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아침 자전거 타고 삼학도를 한바퀴 돌고 오는 길이었다.

거기에 낙엽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.

그중에 빛깔 고운 은행 잎 낙엽들을 담아왔다.

 

가을 낙엽, 달들에게 안기다

 

그 낙엽들을 닭장 안에 놀고 있는 닭들에게 넣어쥤다.

어미가 새끼 자리를 마련해주듯

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주듯이 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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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엔 녀석들도 멀찍히 나를 바라만 봤다.

문을 걸어잠그자 제빨리 다가와 낙엽 품에 안겼다.

녀석들과 함께 나도 은행 잎 낙엽 품에 안기는 마음이었다.

 

가을 낙엽, 닭을 품다

 

가을 낙엽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.

나무 자체에는 밑거름이 되고 밭에는 퇴비로 쓰인다.

닭들에게는 녀석들이 쌓 놓은 똥을 낙엽 속에 숨어 있는 미생물이 다 치워준다.

그렇게나 좋은 낙엽이니 어찌 어미 품처럼 그 낙엽 품에 빠지지 않겠는가.